↑ 최근 `급급매물`이 소화돼 거래가 여러 건 이루어진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매경DB] |
그러나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차갑게 식어버린 시장 분위기가 아직 회복되는 상황은 아니라서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부동산업계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서 '급급매물' 성격의 매물이 일부 소화됐다.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전 19억1000만원에까지 거래됐던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올해 들어 17억원까지 실제 거래돼 신고됐고, 최근에는 16억1000만원짜리 매물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6억원대에 나와 있던 매물은 상당수 매매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불과 6개월 전 19억원까지 갔던 물건 가격이 3억원씩 내려간 데다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싼 가격대 위주로 3월 들어 급하게 소화됐다"면서 "그 이후 다시 호가가 올라가고 있어 향후에도 이 같은 일시적 거래 러시가 일어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급매물이 대거 소화되면서 일대 시세도 올라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와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시세는 각각 500만원 정도 올라갔다. 이들 단지의 이 같은 급매 소화와 이로 인한 시세 상승으로 인해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8주 만에 오름세를 기록해 0.06% 상승했다고 부동산114 측은 밝혔다. 서울 전체에도 일부 영향을 미쳐 22일 기준 재건축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0.22%)보다 낙폭을 확 줄여 0.01% 내려가는 데 그쳤다.
다만 국지적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같은 송파구에서도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이나 방이동 '대림가락', 가락동 '우성2차' 등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시세는 최고 7500만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동 전체적으로도 3월 중순까지 10건 남짓 거래된 데 그쳤던 용산구 이촌동에서 급매물 위주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3개월간 거래가 한 건도 없었던 '건영한가람'도 올해 들어 전용 59㎡와 전용 114㎡에서 거래가 각각 1건씩 이뤄졌다. 두 거래 모두 9·13 부동산 대책 직전 신고가 대비 2억5000만~3억원씩 가격이 떨어졌다. 전용 59㎡는 9억원(직전 신고가 12억원), 전용 114㎡는 15억5000만원(직전 신고가 18억원)에 팔렸다. 이촌동 바로 옆 서빙고동 '신동아'에서도 수억 원씩 가격이 내린 매물 몇 건이 거래됐다고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됐지만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급락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추가 하락하는 급매물 문의 전화만 간간이 이어졌을 뿐"이라면서 "시장에서는 일부 급매물은 나올 수 있지만 집값이 크게 빠지지는 않을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매매수급지수 역시 공시가격을 발표한 이후인 3월 3주 차에도 전주 71.6에서 71.8로 살짝 반등했다.
그러나 일부 급매물이 소화된 것을 두고 바닥을 찍고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은 섣부르다는 얘기도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일부 급매가 소화되고 있지만 시장에서 큰 변화는 없다. 매수심리 위축, 거래량 감소,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 등 하방 요인이 바뀐 게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일 기준 신고 건수가 1303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거래가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급매가 이뤄졌다고 해서 '바닥'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세시장은 봄 이사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공급 여파에 따른 것이다. 강남권에선 9510가구 규모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가 진행 중이고 일원
다만 송파권에선 헬리오시티 대규모 물량 공급에도 불구하고 진주·미성·크로바 등 잠실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진행돼 끝없이 내려갈 것 같던 전셋값이 하락을 멈춘 상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