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어닝쇼크 예고 ◆
삼성전자는 26일 공시를 통해 "당초 전망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음달 5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계획인 삼성전자가 이처럼 자율공시를 통해 '실적 둔화'를 미리 알리는 것은 처음이다. 증권사들 전망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미리 '주의보'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에 대해 "LCD 패널 비수기 속에 중국 업체의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고객사의 수요가 감소하고, LTPS(저온폴리실리콘)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시블 OLED는 삼성전자 스마트폰뿐 아니라 애플 아이폰X·아이폰XS 등에 장착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아이폰의 판매 부진과 중국 업체의 중저가 LCD 패널 공략 등이 겹치면서 수익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 1분기 4200억원과 작년 4분기 9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올 1분기 4500억~6000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D램·낸드플래시)에 대해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 수요 약세 속에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4분기부터 공급과잉,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시작된 메모리 시장 불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9월 8.19달러를 기록했던 D램값(DDR4 8Gb 고정거래가)은 지난달 5.13달러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11조5500억원에 달했던 것이 올 1분기에는 4조5000억원 안팎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예측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삼성전자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2조3000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에 15조6400억원, 4분기에는 10조8000억원이었다.
[김규식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