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양호 연임 반대"…27일 대한항공 주총서 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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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을 11.56%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이 연임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27일 주주총회에서 지분 33.35%를 보유한 오너 일가와의 표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26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대한항공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한 결과 조양호 사내이사 후보자 선임의 건에 대해 반대 결정을 내렸다"며 "해당 후보자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탁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주)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 하기로 했다.
이날 수탁위 위원 중 조 회장 연임 의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위원은 6명, 중립·기권 의견을 밝힌 위원은 4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주주권행사분과 위원(8명)이 결론을 못 내자 책임투자분과 위원(2명)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소집해 표결에 부쳤다. 주주권행사분과 위원 중 1명은 이해관계 상충 문제로, 나머지 책임투자분과위원 3명은 갑작스럽게 소집된 회의로 표결에 참석하지 못했다.
국민연금 반대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해외 공적 연기금 3곳이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표시하면서 대한항공 지분을 24.77% 보유한 외국인들이 동조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 정관은 이사선임을 위해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대한항공은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항변했다.
[문일호 기자 / 전경운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