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잇단 재건축사업 지연에 뿔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29일 집단행동에 나선다. 지난 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에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이 상정되지 않은 데다 3월에 예정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정책협의회까지 열리지 않자 항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29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실시하겠다고 주민들에게 공지했다. 참석 예정 인원은 약 350명이다.
은마아파트 추진위 측은 당초 지난 2월 말 집회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서울시의 설득으로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측에 조만간 국토부와 정책협의회를 거쳐 개발 사업 전반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해당 일정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정돈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도계위 심의 상정을 요구했으나 현 정부의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보류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은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집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에서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마아파트가 4424가구의 대단지인 데다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로 불리다 보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같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은 시세나 환경 등 주변에 끼치는 영향을 신중히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국토부 일각에선 현 정부가 올 초부터 계속 미룬 개각도 일정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신임 국토부
은마아파트 내부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내부 단체인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은소협) 측은 현 추진위 지도부를 교체해 임대주택 없는 1대1 방식으로 재건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