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KT 주식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지난 22일 0.03%였던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거래 비중은 25일 15%, 26일 22.6%, 27일 32.5%까지 늘어났으며, 28일과 29일 각각 22.4%, 26.6%를 기록했다. 27일 공매도 비중(32.5%)은 전체 상장사 중 1위였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KT와 같이 변동성이 낮은 종목 공매도가 1위를 기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KT 공매도 비중 32.5%는 데이터 집계가 가능한 2009년 이후 해당 종목의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가가 10% 떨어져 사상 최저치인 2만6000원대에 접근했지만 기관 매도세는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기관은 지난주(3월 25~28일)에 32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올해 전체 순매도 규모는 1521억원이다. 기관들은 3월 들어 3거래일을 제외하고 17일간 KT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올해 14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SCI가 '외국인이 매매할 수 없는 종목은 지수에 편입하지 않는다'는 조항에 따라 일부 종목 편출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결과가 이르면 오는 5월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기관이 KT가 지수에서 빠지거나 편입 비중이 축소될 것을 대비해 주식을 선제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KT는 2016년 말부터 외국인 소진율이 100%를 유지하고 있어 더 이상 외국인 매수가 안 된다. 국가 기간산업인 KT는 전체 주식에서 외국인 보유 한도가 49%다.
그럼에도 KT가 그동안 MSCI지수에 포함된 것은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면서 '우회 투자가 되면 예외가 인정된다'는 조항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MSCI가 지난 1월 이 조항의 삭제를 검토한다고 발표해 KT가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주식운용팀 부장은 "한국 주식과 해외에서 거래되는 DR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면서 지수에서 왜곡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MSCI가 이런 에러를 감수하며 KT를 지수에 유지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KT가 제외되면 최대 1900억원 규모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MSCI한국지수 편입에 따른 KT의 MSCI신흥국지수 편입 비중은 0.0169%인데, 이 지수를 추종하는 1조달러(약 1135조원) 자금에서 0.0169% 비중은 1918억원이기 때문이다. KT 시가총액인 7조1545억원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단기적 주가에는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한편 LG유플러스 또한 2017년 외국인 지분율 한도 초과로 MSCI한국지수에서 제외됐다가 지난해 8월 지분율 변화로 재편입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발행한 DR가 없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