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한씨는 출근길에 커피와 빵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아침 비용으로 7300원을 소비한다. 점심 비용으로는 7700원, 식후 간식비용으로 4100원이 든다. 워라밸 추세의 영향으로 저녁약속은 주 1회로 줄었으며 약속 회당 5만1000원씩을 소비한다.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소위 '홧김 비용'은 월 20만7000원을 지출하고 있다. 대개 가족과의 주말나들이는 월 1.2회로 보통 17만4000원을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소득 3만 달러 시대, 과연 보통사람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이 같은 보통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신한은행이 16일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쏠(SOL)을 통해 공개해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9~10월 신한은행 급여이체 고객(서울시 거주 94만명), 카드 거래 고객(서울시 거주 직장인 100만명), 조사 참여 고객(전국 만 20~64세 경제생활자 1만명)을 대상으로 보통사람들의 금융 트렌드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의 가장 큰 특징은 3년동안 축적한 자료를 기반으로 보통사람들의 금융생활 변화 추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모일일 플랫폼 쏠을 통한 시각화 페이지, 개인화 콘텐츠 등을 제공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서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비대면 채널을 통한 데이터 활용 강화'에 중점을 뒀다.
◆ "서울 직장인 월급 평균 358만원·지출은 246만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보통사람들의 월 소득은 평균 358만원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4.1% 증가한 것. 급여 수준이 제일 높은 지역은 중구(407만원), 종로구(403만원), 영등포구(393만원) 등의 순이었다. 증가율로 보자면 동대문구(7.0%), 강서구(6.8%), 도봉구(6.4%) 순으로 높았다.
전문직 직장인의 월급은 평균 377만원으로, 일반 직장인(299만원)보다 78만원 많았다. 월평균 소비액은 246만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었다.
소비 수준이 제일 높은 지역은 서초구(330만원), 강남구(326만원), 용산구(287만원)였다. 증가율은 강북구(9.2%), 금천구(8.6%), 강서구(7.8%) 순으로 높았다.
소비 수단은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었다.
신용카드는 40대(192만원)와 50대(176만원)에서 사용량이 가장 많았고, 현금인출은 60대(117만원)·50대(94만원)·40대(69만원) 등 연령대별로 사용 금액에 차이가 컸다.
◆ "퇴근시간 빨라졌지만, 워라밸 정착 아직은…"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가치관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서울시 직장인의 생활 패턴과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오후 7시 이후 서울 지하철에 탑승한 비율은 2017년 하반기 53.1%에서 2018년 하반기 50.3%로 낮아졌다. 반면 오후 5∼7시에 지하철에 타는 비중은 46.9%에서 49.7%로 증가했다.
평일 문화예술 공연장 주변의 외식 이용도 늘었다.
예를 들어 용산구에 있는 A공연장 반경 200m 내에 있는 외식·커피 업종의 2018년 이용 건수는 월∼금요일 최소 13%에서 최대 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토요일은 10%, 일요일엔 6%씩 줄었다.
'초저녁 소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양한 업종에서 오후 6∼9시 소비 증가율이 다른 시간대에 비교해 높았다.
이 시간대 이용금액 증가율은 편의점 6.7%, 배달앱 73.9%, 볼링장 4.8% 등으로 이 밖의 시간(각각 2.8%, 68.4%, 0.6%)보다 높았다.
이용층의 성격도 달라졌다.
초저녁 시간대 편의점 이용자는 실버층(31.2%)과 성인 자녀를 둔 경우(22.2%)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배달앱 역시 신혼(76.0%), 영유아 자녀를 둔 경우(78.0%), 청소년 자녀를 둔 경우(85.7%)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이는 그동안 싱글이 주를 이루던 초저녁 소비가 자녀가 있는 라이프 스테이지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활동자의 33.6%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41.3시간이었다.
일에 치중한다고 답한 이들(42.2%)의 근무시간은 47.7시간, 개인 생활에 치중하는 이들(24.3%)은 38.8시간이었다.
워라밸 실천자는 여유시간이 있어도 즐기는 활동이 없는 이유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50.0%)라고 답했다.
여유시간을 즐기기 위해서 월평균 31만5000원을 쓸 의향이 있지만, 실제 지출액은 그의 3분의 1 수준인 11만4000원에 그쳤다.
◆ 창업자 81% 직장생활 경험…"창업, 일에 대한 만족감·소득 때문"
최근 5년
창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301만원으로 창업 전 직장생활 때의 320만원보다 19만원 줄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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