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보험으로 둔갑해 팔린 종신보험 때문에 발생한 민원이 올해 1분기에만 1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종신보험은 보험설계사가 판매했을 때 가장 수당이 높은 상품이다.
17일 금융감독원 보험영업검사실에 따르면 보험 불완전 판매 중 보험설계사가 보장성 보험인 종신보험을 은행보다 금리가 높다며 마치 저축성 상품으로 속여 팔았다는 민원이 950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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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20년 동안 월 10만원씩 불입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납입기간 20년을 다 채워서 해약해도 원금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저축 목적으로는 맞지 않는 상품이란 얘기다.
반대로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는 종신보험이 다른 상품 대비 보험료가 비싸고 장기 상품인데다 사업비를 많이 떼 판매에 따른 수당도 높다. 통상 보험사 공시이율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데, 이런 점을 부각해 일부 보험설계사는 저축성 보험으로 둔갑시켜 상품을 판다.
종신보험이 보험사 상품이지만 금융지주에 속한 보험사의 경우 은행과 동일한 CI를 사용하고 있어 은행 상품인지, 보험사 상품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민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금형 종신보험도 일반 연금보험이나 저축성 보험으로 혼동되면서 불완전 판매를 높이고 있다. 연금형 종신보험은 일반 연금보험 대비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종신보험을 가입할 때 청약서 작성 단계에서 가입 목적에 자필로 '사망보장'이라고 쓰도록 해야 저축성 보험과 혼선이 없다"며 "청약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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