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롯데카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한화그룹은 최종 입찰에 불참하면서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한화는 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여승주 사장이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그룹 차원에서 금융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관심을 모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한 만큼 향후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화는 주력인 방산산업이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된 이후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혔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대기업인 한화그룹이 빠지기는 했지만 하나금융, MBK, 한앤컴퍼니 등 큰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롯데 입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함께 본입찰자가 제출한 가격과 인수계획서 등을 평가해 1~2주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4월 말 또는 5월 초에는 두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자는 롯데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관계사 편입을 승인받아야 정식 주인이 된다.
매각가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롯데카드 1조~1조5000억원, 롯데손보는 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그룹이 보유한 지분 전액(98.3%)을 인수하거나 롯데그룹에 30%가량을 남기고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느냐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사모펀드를 제외하고 하나금융만 참여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투자자설명회(IR)에서 "M&A와 관련해서 1조원가량은 지주 차원에서 증자 없이 할 수 있다"며 자금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최근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등장 등으로 카드업황이 썩 좋지는 않지만 롯데카드가 2006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매물인 데다, 하나금융이 기존에 보유한 하나카드와 합칠 경우 자산 기준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주력으로 삼는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이 15% 지분을 갖고 있는 하나카드는 과거부터 정보기술(IT) 분야에 특화된 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을 중심으로 한 유통 분야에 강점이 있어 고객층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롯데손보 매각과 관련해서는 PE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손해보험업계는 보험사 간 과당경쟁으로 손해율이 치솟는 등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해 있다. 업계에서도 회사 숫자가 너무 많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PE인 MBK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올린 뒤 신한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사례가 있어 롯데손보에도 PE들이 주목하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전년 대비 22.4% 증가한 9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2% 상승한 2조3738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2022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17)이다. 이것이 도입될 경우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이승훈 기자 /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