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TDF 설정액은 1조4777억원으로 1년 새 55% 급증했다. 고령화 시대에 노후 대비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에 대한 요구가 TDF로 옮겨가 3년 만에 급성장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TDF 유형의 상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2016년 삼성자산운용이 5개 유형의 TDF를 동시에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비로소 TDF 출시 경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개인연금 적립금 130조원 중 펀드 비중이 13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금상품 시장의 주류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성장세만은 두드러진다.
TDF는 은퇴 시점만 정하면 펀드가 알아서 주식과 채권 비중을 리밸런싱하는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연금자산 배분 모델(Glide Path)을 찾아 초기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으로 수익률을 올리다가 은퇴가 가까워진 노년기엔 안전자산 비중 확대로 안정성을 확보한다. 미국 TDF 시장 규모는 1000조원이 넘을 정도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연금 상품이다.
또한 대부분 TDF가 해외 자산 비중이 높아 분산투자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개별 연금펀드보다 수수료는 다소 비싸지만 하나의 상품만 들어도 다양한 지역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원석 삼성자산운용 연금사업본부 마케팅팀장은 "과거 개인이 일일이 골라서 투자하는 개별 연금펀드는 특정 국가나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위험이 있었는데 TDF는 다양한 지역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주식 투자에서 나타나는 '자국편향(Home bias)' 현상을 TDF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국가의 채권과 주식을 담다 보니 국내 증시에서 하락장이 재현돼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BNPP자산운용이 내놓은 '신한BNPP마음편한TDF2035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5.8%로 전체 TDF 중 가장 높았다. '한화LifePlusTDF2020펀드' 역시 1년간 4.6%의 수익률을 거뒀다.
TDF는 개인연금계좌나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계좌에 담으면 납입금액의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16.5%를 적용받는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하면 700만원까지 소득공제 16.5%를 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가 커진다.
TDF 시장의 성장세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P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 <용어 설명>
▷ TDF(Target Date Fund) :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target date)으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가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