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급매물이 대거 소화되면서 매매가가 연초보다 소폭 오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4월 5주차 28주 만에 하락을 멈추고 보합세로 전환했다. [매경DB] |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는 풀릴 수 있을까.
2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시세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여전히 마이너스(-0.05%)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하락 폭은 줄어들고 있다. 4월 5주차 서울 매매가격변동률 -0.05%는 작년 12월 2주차 이후 20주 만에 가장 하락 폭이 작은 것이다.
4월 5주차에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보합으로 전환한 곳은 강남구를 비롯해 마포·종로·광진·구로·금천구 등 총 6곳이나 됐다.
시장에서는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추락하던 가격을 안정시키고, 거래를 소폭이나마 늘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5월이 되고 봄 이사철이 본격 도래하면 아파트 매매가격과 거래가 소폭이나마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작년 한 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용산구는 올해 가장 가격이 많이 떨어진 자치구 중 하나지만 4월 5주차 매매가격 변동률은 -0.02%로 하락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용산구 내 대표 재건축 아파트 중 하나인 서빙고동 '신동아' 전용 166㎡가 올 들어 5건 거래됐는데, 가격은 2월 20억7500만원으로 최저치를 찍은 후 3월 말 다시 22억5000만원까지 올라갔다.
실제 송파구 거여동 소형 아파트를 매수한 직장인 김 모씨(35)는 "지난 급등기에 집을 못 사 엄청난 박탈감을 느꼈는데, 조정장에서 봐 뒀던 아파트가 5000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져 결혼을 앞두고 매수했다"고 말했다.
최근 재개된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서울 핵심지는 재고주택이라 해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지지대'가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방배그랑자이'는 인근 새 아파트 시세와 거의 동일한 3.3㎡당 평균 4687만원에 책정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거래절벽 상태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극한으로 치닫던 1~3월보다는 나아진 모습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4월 신고된 거래 건수는 2386건으로 1~3월 1000건대에 비해선 확연히 늘었다. 3월 대비로도 33% 늘어난 수치다. 5월 들어서도 하루 만에 121건이 거래됐다고 신고됐다. 단순 산술로는 30일이면 4000건 가까이 거래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다만 각종 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상승 반전까지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동환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단기간 급락하면서 지난 3월부터 급매물을 중심으로 저가 장기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며 "다만 이런 추세는 특정 재건축 단지에 한정되고 주변 단지로 확산되지 않고 있어서 상승 모멘텀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위원은 "향후 서울 집값을 결정하는 양대 요인은 새 아파트 공급 확대와 금리인데, 올해는 이전 4개년 대비 갑절 규모인 5만가구가 서울에 새 아파트로 공급되기는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양 측면이 상쇄돼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해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세금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 전 매매계약을 체결하려는 사람들이 내놓은 일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