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견본주택 모습. 1순위 청약에서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 하며 모두 마감됐으나 계약 포기 등으로 무순위 추첨 을 진행했고, 그래도 남은 물량에 대한 잔 여가구 추첨 까지 한 상황이다. [사진 제공 = 효성]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치솟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유지하던 '분양가 억제' 기조를 올 들어 한풀 꺾으면서 분양가가 올라갔고 각종 규제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서울에선 한동안 없던 1순위 마감 실패가 나왔다.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에서도 계약 포기자가 속출해 서울 도심의 역세권 대단지마저 석 달째 판매를 완료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3호선 홍제역 초역세권인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지난 2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막상 정당계약을 진행해 보니 일반분양 물량의 41%에 달하는 174가구가 계약 포기 등으로 남았다. 이에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무순위 추첨'까지 진행했고, 그 결과 5835명이 접수해 '완판'되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이 중 100가구가 넘는 물량이 또 남았다. 이를 대상으로 지난 4일 '잔여가구 무작위 추첨'까지 진행한 상황이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370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모두 HUG 보증으로는 중도금대출이 불가능했다.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8억8000만원에 달했는데, 최근 입주한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가격과 차이가 없어지자 계약 포기자가 속출했다.
강북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강남권 청약경쟁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완판'에 문제가 생기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작년 9·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후 강남권 1순위 청약경쟁률은 하락 중이다. 9·13 대책 발표 후 첫 강남권 분양으로 화제를 모은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 1차 재건축)이 평균 경쟁률 42대1로 '강남 파워'를 입증하는가 싶더니 두 달 후 분양한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 3차 재건축)는 23대1로 마감됐다. 이어 올해 첫 강남권 청약이었던 지난달 30일 '디에이치 포레센트'(일원대우 재건축)는 평균 16대1의 경쟁률을 받아 들었다.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로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숫자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서울 시내 미분양 주택 역시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시내 미분양 주택은 770가구로 지난 2월(50가구) 대비 무려 14배가량 급등했다.
강남·강북 할 것 없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서울과 달리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경기도 택지지구 및 공공분양 단지는 연이어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대주 중 손꼽힌 북위례 택지지구 신규 분양 단지 3곳은 모두 수십 대 1이 넘는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특히 1월에 분양한 경기도 하남시 '위례포레자이'는 평균 경쟁률 130.3대1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남권 북위례 단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이 넘지 않는 분양가로 중대형임에도 불구하고 중도금대출이 가능했다. 또 최소 2억~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 '로또 단지'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민간 참여형 공공분양 단지 역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하남도시공
[박인혜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