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카드모집인 `1社 전속주의` 풀린다

정부가 혁신금융 서비스에 대해 '금융회사 1사 전속주의'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업계에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왔다. 금융 소비자로서는 여러 금융 상품을 쉽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은행과 신용카드사 등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금융위는 최근 혁신금융 서비스 9건을 선정·발표하는 과정에서 1사 전속주의 규제 완화를 밝혔다. 일단 이날 선정된 혁신 서비스 9건 가운데 5건이 대출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다. 금융위는 "이들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도록 1사 전속주의 원칙에 대한 특례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서비스 5건의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전면적인 1사 전속주의 규제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7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뤄진 규제 완화 배경에 대해 "핀테크 기술 발전으로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 방법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1사 전속주의가 이 같은 신기술 도입을 막아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1사 전속주의란 은행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대출모집인이나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카드모집인이 1개 은행·카드사 상품만 다룰 수 있도록 한 규제다. 지나친 경쟁으로 불완전판매가 늘어나고 시장이 혼탁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소비자 편익보다는 관리감독 편의를 앞세운 규제라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이번 규제 완화는 금융시장의 기존 질서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먼저 소비자들은 복잡하던 대출 과정이 훨씬 간단해진다. 핀테크업체 '핀셋'의 조영민 대표는 "앞으로는 거실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통해 각 금융사가 얼마의 금리로 대출을 내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원하는 금융사에 대출 신청까지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금융시장에도 '배달의 민족'이 탄생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여러 은행 대출조건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되면 은행들은 고객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앞다퉈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신용대출이나 중금리대출은 소비자가 선택을 하면 상품 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중간에 대출모집인이 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대출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들 발언권이 강해지고 은행들은 그들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출시장에 미치는 은행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1사 전속주의 완화는 이번 정부가 내놓은 여러 정책 가운데 은행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것과 똑같은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온라인과 경쟁하게 된 기존 대출모집인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크다.
카드모집인의 1사 전속주의도 완화된다. 금융위는 지난 3일 열린 '금융규제 혁신 통합추진회의'를 통해 소비자 보호 요건을 갖춘 온라인 채널에 한해 1사 전속주의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드 모집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핀테크업계는 각종 포인트와 할인 혜택 등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1사 전속주의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카드업계는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 온라인 플랫폼사에 편익을 제공해서라도 자사 카드 판매를 늘리려는 카드사가 나올 것"이라며 "이는 결국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사 전속주의 규제 완화는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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