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현 스페이스워크 대표 |
실제 스페이스워크가 하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분야가 부동산에 한정됐을 뿐이다. 토지 위치와 형상, 법규 등의 조건에 따라 최대 가치로 개발할 수 있는 형태의 건물 설계를 찾는 '토지 가치 최적화 인공지능'을 개발한 업체가 바로 이 회사다.
◆건축학과 동기 3명이 세운 건축사무실로 출발
시작은 건축사무실이었다. 03학번 건축학과 동기 3명이 뭉쳐 2013년 '경계없는 작업실'이라는 건축사무실로 출발했다. 건축을 기반으로 신축설계, 인테리어, 부동산개발, 브랜딩,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건설 부동산업계의 일을 폭넓게 진행해왔다.
조성현 대표는 "건축전공으로 건축 부동산의 여러 분야를 접한 동시에 컴퓨터공학 전공과목을 복수로 이수해 건축과 기술 연동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왔다"며 2012년 '배재대학교 마스터플랜 자동화 연구'로 그 첫발을 디뎠다.
역시 첫 술에 배부르긴 힘든 것일까. 당시 아이디어를 처음 구현화시킨 작업이었던 해당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아 결국 연구작업으로만 남았다. 이 후 조 대표 역시 경계없는 작업실 프로젝트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수익형부동산 위주의 신축건축설계 20건, 인테리어 설계 30건, 기획설계와 토지 검토 300건 등 매출 25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2018년 '젊은 건축가상'을 받기도 했다.
경계없는 작업실이 여러 프로젝트를 수주해 발을 넓혀나가던 중 조 대표는 서울시가 2012년 재개발과 재건축의 대안으로 시작한 '가로주택 정비사업'에도 주목했다. 기존 연구작업을 기반으로 소형주택 설계자동화 콘셉트 연구에 나섰고, 2015년 중 사내 기술팀을 창설해 본격적인 프로토타입 자동화에 나섰다. 결국 이 작업은 2016년 5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 가로주택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완성해 납품까지 했고 이는 곧 스페이스워크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 스페이스워크의 작업들 |
실질적인 영업개시일은 2016년 10월 1일이라 아직 시장진입 초기다. 5월 현재 직원은 20명이며, 경계없는 작업실을 스페이스워크가 인수하기까지 했다.
그 뒤부터는 더 바빠졌다.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소형필지 주택 자동화 연구와 최적 토지탐색 제품 연구 등이 이어졌다.
"7년간 건축 인공지능 분야를 연구한 팀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자부한 조 대표는 "현재 직원 20명 중 60%가 엔지니어지만 비엔지니어인 40%도 기술 이해도가 높아 개개인 모두가 실력자 레벨"이라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설립된지 얼마 안되기도 했지만 이 회사 구성원들의 평균 나이가 30~31세라 실제 '파릇파릇한 스타트업'이기도 해 아이디어 구현이나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기술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진 단계인데다가 직원들의 실력이 합쳐지면 사업 모델을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기반이 닦였다는 판단이다. 실제 2016년 SH 납품 후, 최근에는 인천도시공사와 시흥시 도시재생센터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토지의 사회비용 줄이고 가치있게 사용할 방법 찾겠다"
향후 스페이스워크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은 서울시의 도시재생 정책과 맞닿아 있다. 가로주택이나 소형주택, 소형필지 등 짜투리 땅 개발 위주이기 때문이다.
"필지가 너무 작게 쪼개진 사업은 전문가들이 돕기에도 한계가 있다. 필지 형태는 물론 바뀐 법에 맞춰 설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한 조 대표는 이 부분을 스페이스워크의 기회로 봤다. 스페이스워크의 인공지능 평가 엔진으로 소형필지에 대한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단순히 개발이나 투자 차원이 아닌 가치기반의 중개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롤모델(?)로 보는 케이스도 있다. 미국의 오픈도어(Opendoor)라는 회사다. 집값 산정 알고리즘을 통해 적정가격에 매도자로부터 집을 직접 매입하고 매수자에게 직접 집을 판매하는 형식의 비즈니스로 2014년 창업해 현재 자본 10억달러를 조달했다. 기업가치 평가는 4조달러다.
그는 "가치평가엔진이 수익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실제 매매가 이뤄져 수익이 일어난다는 부분이 핵심"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는 리츠와 접목한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만간 더 큰 목표를 향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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