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FT는 이달 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통상 심사기간이 45영업일인 점을 감안하면 오는 8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간 업무를 맡았으며,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다.
KCFT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동박과 TV, 노트북,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소재 박막(FCCL)을 생산하고 있다. LS엠트론 사업부였으나 2018년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팔리며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당시 KKR는 KCFT 지분 100%와 LS오토모티브 지분 47%를 총 1조500억원에 사들였다.
전체 매출 중 약 80%는 동박(Cooper Foil)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5㎛(마이크로미터)의 동박을 유일하게 생산 중이며 LG화학과 삼성SDI, 중국 CATL과 BYD, 일본 파나소닉 등 유수 배터리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동박은 배터리 무게와 부피를 결정하기 때문에 얇게 생산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전년 회사 매출액은 30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KR는 IPO 작업을 완주하겠다는 계획이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설비 증설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장이 회사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일부 대기업이 경영권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KCFT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는 듯했으나 상장 추진으로 이러한 전망은 당분간 자취를 감추게 됐다. KKR 역시 기업 가치를 높일 여지가 충분한 만큼 자금 회수(Exit)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KCFT 예상 시가총액을 1조5000억~2조원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사업 모델이 유사한 일진머티리얼즈 시가총액(1조5332억원·10일 종가 기준)과 중·장기 성장성 모두를 고려해 추산한 수치다. 특히 에코프로비엠, 천보 등 2차전지 업종들이 공모에서 잇달아 흥행한 점은 KCFT 성장성을 평가하는 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KCFT 상장이 위축된 공모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도 주목된다. 연초까지만 해도 조단위 대어들이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교보생명과 바디프랜드, 홈플러스리츠의 상장이 줄줄이 좌초됐다. SK매직과 SK바이오팜의 증시 입성
시장 관계자는 "실적 추이가 좋고 향후 잠재력도 높아 KKR로서는 경영권 매각을 서두를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공모 구조는 신주 위주로 짜일 예정이며 구주 매출(대주주 보유 지분 매도) 물량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