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은 최근 수년간 시장에서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였다. 하지만 회복된 미국 경기와 그동안 시장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제학자가 예측한 것과 다르게 인플레이션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이 저금리 상황이 계속된다면 미국 시장은 현재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음에도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 시장도 최소한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과거 주가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코스피가 급격히 하락하다가 다시 회복한 것을 제외하면 현재 지수는 2007년 하반기 지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하면 10여 년간 코스피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물론 과거 수익률이 미래에도 반복되리라는 법은 없지만, 전망도 큰 이익 증가 모멘텀이 없고 밸류에이션도 크게 상승할 것 같지 않아 지수는 박스권 장세를 탈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많은 투자자가 주식 시장을 떠나게 만드는 이유다.
하지만 코스피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코스피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모든 회사 주가의 가중평균이다. 그러다 보니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기타 대기업이 회사 수가 많지 않음에도 지수 움직임에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2017년처럼 삼성전자 이익이 많이 증가해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는 지수도 많이 올랐다. 메모리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높은 이익 변동성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늘 낮게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많은 재벌그룹의 복잡한 사업구조 자체가 낮은 밸류에이션의 원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경쟁력 있고 성장성 높은 기업은 대부분 밸류에이션이 높게 거래되고 있다. 과거 상당 기간 전체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경쟁력이 있고 성장하는 회사 주가는 대부분 크게 올랐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회사 지분을 사는 것이지, 한 나라 경제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투자자가 본인 포트폴리오를 우리나라 경제와 같게 구성할 필요가 없으니 주식 투자를 절망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실제로 경쟁력이 있고 성장하는 회사 주가는 장기적으로 늘 상승했다. 따라서 어차피 경제 전문가가 될 수 없는 개인투자자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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