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사진)은 23일 매일경제와 만나 M&A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최근 롯데카드 지분 인수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드사를 포함해 자산운용사, 신탁사, 저축은행, 캐피털사 인수가 확정됐거나 예정돼 있지만 아직 비은행 포트폴리오 핵심인 증권·보험사가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3박4일 동안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마치고 출근한 손 회장은 "홍콩과 일본에서도 '우리금융의 M&A는 계속되니 투자해달라'고 설명하고 왔다"고 말했다. M&A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해외를 돌며 투자자 설득에 나선 것이다.
손 회장의 다음 타깃은 증권사다. 그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의 마지막 퍼즐인 보험사와 증권사 중 증권사 인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우리종금과 시너지를 높여 증권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인수할 기회가 많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2~3년 안에 우리금융그룹을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우는 것이 손 회장의 최종 목표다. 실제로 손 회장은 앞에 놓인 숙제를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지주사 전환 당시 "자산운용사, 부동산 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매물부터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은 이 약속을 지켰다. 최근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고,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도 사실상 확정됐다. 내년에는 사모펀드(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인수한 아주캐피탈·저축은행도 그룹 내로 편입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아주캐피탈·저축은행은 내년 초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용히 실속을 챙기는 손 회장 특유의 경영 방식은 우리금융그룹 내에서 '레간자 리더십'으로 통한다. 우리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과거 유명했던 '소리 없이 강하다'는 대우자동차 '레간자' 차량 광고를 떠올리게 하는 리더십"이라며 "특히 M&A는 요란하게 추진한다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더욱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내년부터 대형 M&A를 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다. 증권사나 보험사 등 규모가 큰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