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역사를 살펴보면 국외 투자 역사는 크게 2008년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눠 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전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모펀드로 중국, 브릭스 등 이머징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시기였다.
2005년부터 시작된 국외 주식 붐은 국외 투자 비과세 혜택과 이머징 시장 급상승으로 탄력을 받았고 그 규모가 80조원까지 커졌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해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했고 국외 펀드 비과세 제도가 폐지되면서 국외 투자는 큰 침체의 길을 걸었다.
부진했던 국외 투자가 반등하게 된 것은 2014년부터다. 이 시기는 금융위기 이후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했던 미국이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유동성 축소 정책을 내놓은 시점과 일치한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테이퍼링(점진적 양적 완화 축소) 시기다. 이때부터 기관투자가들이 국외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금리 하락과 증시 부진으로 고금리 투자의 필요성이 확대되기 시작한 당시 투자 정보에 밝고 자금이 풍부한 기관투자가들은 국외 투자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기관투자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국외 주식형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국외 채권형과 국외 대체투자로 투자를 주로 확대하면서 좋은 투자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환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는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발생하면서 좋은 투자 성과를 거뒀고 기관 국외 투자는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국외 주식형 투자로 손실을 많이 겪은 개인투자자들 역시 2017년 이후부터 국외 채권과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혼합형 펀드로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전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수익률을 향해 끊임없이 흘러 다니는 돈의 속성상 국외 투자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일본 사례를 살펴봐도 '와타나베 부인'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국외 투자 대중화는 장기적인 큰 흐름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개인들에게 국외 투자는 매우 불편한 투자라는 것이다. 언어 장벽이 존재하고 투자 정보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받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몇 가지 국외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하고 싶다.
우선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투자와 다르게 국외 투자를 하면 실시간 대응이 어럽다. 따라서 장기 투자에 맞는 투자 상품을 골라서 꾸준히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대표적인 전략이 글로벌 고령화 수혜주, 기술혁신 주도주, 글로벌 고배당주다.
두 번째는 국외 투자 시 환헤지를 하지 않는 투자를 권한다.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보다 낮을 때는 국외 환헤지를 하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졌지만 장기 투자에 있어서는 환헤지는 불필요한 비용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글로벌 충격이 발생했을 때도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오히려 안정장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글로벌 주식 비중을 낮춰주는 자산배분형 펀드에 투자해 변동성을 낮추고 편안한 투자를 하기를 권한다. 부족한 시장정보를 바탕으로 펀드를 단기 매매하기보다는 펀드매니저가 자산을 대신 관리해주는 펀드가 최근에는
마지막으로 은행과 증권의 개인자산관리사(PB)들을 통해 꾸준히 시장과 투자 현황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국외 투자의 감을 확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