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모씨는 인도네시아에서 공부하는 딸에게 돈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핀테크 업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이용하면 송금 수수료와 전신료, 중개은행 수수료 등을 합쳐 송금액의 약 5%를 수수료로 낸다. 하지만 핀테크 업체 앱을 쓰면 송금액의 1~2% 정도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시중은행 4분의 1 수준이다.
은행에서 송금하면 딸이 돈을 받을 때까지 2~3일 걸리지만, 핀테크 업체를 이용하면 빠르면 10분 안에 가능하다. 현지 은행 주소도 필요 없다. 딸의 현지 전화번호만 알면 곧바로 송금할 수 있다.
핀테크 업체가 뛰어든 소액 해외송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액 해외송금업자를 통한 송금 금액은 1년3개월 만에 25배 이상 급증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소액 해외송금업 영업 현황'에 따르면 핀테크 업체인 소액 해외송금업자를 통한 전체 송금액은 2017년 4분기 14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3억6500만달러로 2540% 증가했다. 소액 해외송금업 제도는 금융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가 동일인당 건당 3000달러, 연 3만달러 이하 해외 송금을 하도록 허용한 제도다. 2017년 7월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2017년 말 업체 수는 12개였으나 올해 5월 현재 25개로 늘었다. 핀크, 코인원트랜스퍼, 모인, 센트비 등이 대표적인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다.
최근까지도 해외 송금은 글로벌 송금 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중개망을 거쳐야 했다. 전 세계 1만1000여 개 금융사가 스위프트를 이용한다. 높은 안전성이 스위프트의 장점이지만, 복잡한 절차로 송금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수수료가 비쌌다. 수수료는 통상 송금액의 5~6%이고, 일부 국가는 최대 10%에 달했다.
핀테크 업체의 전체 송금 건수도 2017년 4분기 2만2000건에서 올 1분기 55만건으로 25배(2455%) 늘었다. 올 하반기 송금 한도가 동일인당 건당 5000달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송금한 국가는 네팔(24%)이었다. 필리핀(19%), 베트남(12%), 스리랑카(8%), 캄보디아(7%)가 그 뒤를 이었다. 송금 건수로는 필리핀(35%), 네팔(14%), 캄보디아(10%), 베트남(9%), 스리랑카(6%) 순이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