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본격 개시됐다. 4년 만에 부활한 종합검사가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컨설팅 서비스 같은' 검사로 이뤄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시작했다. 이달 중순께부터는 예비자료 제출을 마친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에도 금감원 검사팀이 현장에 나가 본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평상시 경영실태평가와 연계한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특정 사건에만 치중한 검사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지주 쪽은 여신, 내부통제, 유가증권·외환파생 등 투자은행(IB) 업무, 지주 4개 반이 투입돼 각자 검사를 진행한다. 각 검사반이 독자적으로 검사를 수행해 결과를 내는 방식이다. 다만 소위 '저인망식' 검사보다는 컨설팅식 검사를 지향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부터도 검사역들에게 "현장에 나갔으니 한 건을 꼭 해야 한다는 부담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종합검사가 제도로 제대로 정착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주 보험 분야에서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에 대한 사전검사를 마무리했다. 이들 보험사에 대한 중점 종합검사 사항은 금융회사의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 재무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시장 영향력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본검사는 오는 17일부터 4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금감원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즉시연금 문제가 검사 대상에서 빠져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다만 즉시연금 외에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치매보험 등 상품에 대한 금감원의 우려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준비 상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보험업계에서 상품 판매나 채널 관리 등에서 남다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로 인해 보험업계에서는 '이단아'라는 평가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기존에 논란이 됐던 치매보험, 펫보험, 치아보험 등 주요 상품 판매 현황과 이로 인한 소비자 민원 등을 복합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금감원 종합검사 분위기가 아주 엄격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승훈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