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증시 하락 성격에는 차이점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소형주와 경기 민감주 전반이 20% 안팎 급락했다. 그러나 5월에는 건설과 증권, 전자부품, 조선, 자동차 등 경기 변동형 업종이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위험 회피 강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관세 부과 전 밀어내기 수출로 지표 왜곡이 있었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12월까지 진행됐다. 유동성 환경과 함께 경기 부양에 대한 각국 인식도 달라졌다.
문제는 한국이다. 5월에도 무역분쟁 당사국인 중국보다 코스피 하락 폭이 컸다. 한국 증시 부진에는 그만 한 이유가 있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이자 쇼크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최저인 경기선행지수도 좀처럼 상승 전환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반등이 먼저 나왔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기선행지수는 업데이트 과정에서 지표의 저점이 연장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도 미뤄지는 추세에 수출액 증감률 또한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5월 감소 폭이 재차 늘었다. 결국 5월 증시 하락에는 심리적 요인뿐 아니라 예상을 넘어선 실물지표 부진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중요한 건 하반기에 뚜렷한 방향성 전환이 나타나는지다.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6월 이후에는 무역분쟁 완화 또는 내성 확보에 따른 되돌림을 기대해 볼 만하다. 5월 외국인의 신흥국 매도는 한국과 대만에 집중됐다. 외국인 매매 판단에 무역분쟁 이슈가 크게 반영됐음을 보여준다. 이슈에 따른 수급 악화는 이후 반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에 비해 떨어진 원화가치 또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향후 추가 코스피 매도를 진정시킬 요인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주가도 환율도 가격 메리트가 높아 보일 시점이 됐다. 특히 원화가치 하락은 상반기 부진했던 이익 전망치 반전 요인이다.
경기 부양에 대한 정책 방향 역시 보다 확실해질 수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유류세 인하 연장 속에 6월부터 주식거래세가 내려갔다. 관심에서 멀어졌던 추경도 6월 중에는 집행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또한 부양 카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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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