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글로벌X 클라우드 컴퓨팅 ETF(GlobalX Cloud Computing ETF) 종가는 15.55달러로 4월 16일 상장 이후 3.49%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2% 떨어지고 S&P500지수는 0.5% 떨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 인덱스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글로벌X는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미국 ETF 회사다.
운용자산(AUM) 역시 3억6237만달러(약 4300억원)로 두 달간 빠르게 불어났고 일평균 거래량도 700만달러로 안정적이다. 특히 국내 해외 직구족이 지난달 다량으로 매수하면서 거래량을 키웠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글로벌X 클라우드 ETF 매수 금액은 8094만달러로 전체 해외 주식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해외 직구족에게 사랑받아 온 아마존(6614만달러)이나 마이크로소프트(6167만달러)보다 규모가 더 크다. 다만 매수에 비해 매도 규모는 작아 전체 거래량으로 보면 4위였다.
김을규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컨설팅본부장은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미국 기술주에 관심이 많았는데 새롭게 출시된 글로벌X 클라우드 ETF는 클라우드 산업에서 각광받을 유망 종목들이 골고루 들어가 투자 수요가 몰렸다"며 "클라우드 산업 성장세는 의심할 바가 없는데 성장에 따른 수혜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ETF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된 퍼스트트러스트클라우드 ETF(종목 단축명 SKYY)가 있는데도 글로벌X 클라우드 ETF가 무서운 기세로 규모가 커지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SKYY보다 글로벌X 클라우드 ETF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잘 대표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X 클라우드 ETF는 박 회장이 클라우드 산업의 미래 가능성에 주목하고 직접 상품 개발을 언급하면서 출시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생명 사내방송에서 거시경제 전망과 자산시장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클라우드 기술을 가진 업체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ETF를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균 14.6% 성장해 2022년이면 3230억달러로 시장이 커진다는 클라우드 산업 전망에 베팅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미국 자산운용사 글로벌X가 클라우드 ETF 출시에 큰 힘이 됐다. 글로벌X는 미래에셋그룹 해외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회사다. 글로벌X를 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ETF 격전지인 미국 본토 ETF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