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은 점포에 들르지 않고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대출 한도 조회부터 신청까지 할 수 있는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따로 서류를 낼 필요 없는 '100% 비대면' 대출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카드, 캐피털 등 다른 대출까지 한번에 비교하고 조회하는 서비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심지어 그 은행 계좌가 없어도 얼마나 몇 % 금리로 빌릴 수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비대면 대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무엇보다 규제완화 덕에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사 여러 곳의 대출상품을 비교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자 위기감을 느낀 은행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에 나서는 모양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국민은행·국민카드·KB캐피탈·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한도와 금리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신청도 원스톱으로 가능한 'KB 이지(Easy)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 KB의 모바일 신용대출 `KB Easy 대출` 화면. |
예를 들어 4개 계열사에서 모두 대출 조회를 진행한 고객은 은행·카드·저축은행·캐피탈 각각의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예상 한도금액·대출금리·대출가능 여부를 별도로 알려주고 이를 모두 합한 최대 대출 한도와 평균 금리를 표시해준다.
이후 각 대출에 있는 '대출 신청하기' 메뉴를 누르면 각 계열사의 모바일 대출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여기서 신분증 인증 등 추가 작업을 거치면 모바일 대출 신청과 실행이 마무리된다. 리브메이트의 대출진행상태 조회 메뉴를 활용하면 자신이 신청한 대출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 가능하다. 화상상담 버튼을 클릭하면 전문 상담원과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대출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KEB하나은행이 은행 거래가 없어도 모바일 화면에서 3분이면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원큐 신용대출'을 내놓아 인기몰이 중이다. 부수거래 조건을 충족하면 금리가 최저 연 2.7% 후반대로 신용대출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고, 대출 한도는 최대 2억2000만원으로 주요 시중은행 모바일 신용대출 가운데 가장 많다. 그 덕분에 지난달 3일 출시 후 지금까지 약 2200억원이 팔려나간 히트 상품이 됐다.
이 같은 금융사들의 모바일 신용대출은 조회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이 공통점이다. 금융사들이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우선 이 시장이 무서울 만큼 빠르게 성장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을 포함해 비대면으로 이뤄진 대출은 하루 평균 1460억원, 1만2400건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1.8%, 21.4% 늘었다. 이미 단순 조회나 송금은 비대면 거래 비중이 최대 80%를 넘었는데, 지금 같은 속도라면 대출도 비슷한 추세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잇단 경쟁자 출현도 원인으로 꼽힌다. 2년 전 카카오뱅크가 5분 안에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앱에서 신청하는 신용대출을 내놓으면
금융위원회가 실시간 개인 맞춤형 대출정보 비교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일부 업체에 예외적으로 풀어줬기 때문이다. 핀다를 필두로 마이뱅크, 핀셋,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이 이달 안에 줄줄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