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24시간 비대면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며 국내 은행권의 메기 역할을 해온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12일 계좌 개설 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영업 개시 2년 만의 성과로 실명인증 후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한 고객 기준이다.
시중은행보다 금리 혜택이 좋고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한 인증 절차, 고객 편의성을 우선시한 단순한 앱 디자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펀(Fun) 마케팅 등으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 출범 전인 2016년에는 16개 시중은행을 통틀어 비대면 계좌 개설 수가 연간 약 16만건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카카오뱅크는 아이디어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대표적인 흥행작이 지난해 6월 출시한 '26주 적금'이다. 26주 동안 매주 1000원~1만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게 한 자유적금인데, 지난 10일 기준 누적 계좌 개설도 273만4000좌에 달했다. 또 다른 아이디어 상품 '모임통장'은 지난해 12월 출시 후 현재 이용 고객이 285만1600명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저력은 금융권 출신과 정보기술(IT) 업계 출신 임직원의 융합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꼽힌다. 현재 카카오뱅크 임직원 680여 명 중 약 40%가 정보통신기술(ICT) 출신인데, 임직원이 직급 없이 서로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수평적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았다.
금융과 IT를 아우르는 카카오뱅크 두 공동대표의 면면과 안정적인 주주 구성도 여기에 큰 몫을 했다. 이용우 대표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략기획실,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등을 지낸 금융사 전략·투자 분야 전문가다. 윤호영 대표는 대한화재를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 카카오 모바일뱅크 TFT 부사장 등을 거쳐 금융과 IT에 두루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각각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분율 58%)과 카카오(10%) 출신이다. 이들 공동대표가 주축이 돼 IT 업계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금융권의 보수적 성향이 충돌하기보다는 치열한 논의를 거쳐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이룬 만큼 내년 하반기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2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