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15일 '신(新)잔액기준 코픽스'를 공시하고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약 0.27%포인트 낮아진 금리를 반영해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 코픽스란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기준이 되는 지표로 여기에 은행별 가산금리 등이 붙어 최종 대출금리가 결정된다. 당초 잔액 코픽스는 정기 예·적금 등 8개 수신 상품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해왔지만 이제부터는 결제성 자금 등이 반영되면서 금리 수준이 낮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라면 기존 빚을 갚고 새 대출을 받는 '대환 대출'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중도상환수수료와 금리 인하분을 비교해 유리한 쪽을 택하면 된다. 대출을 받은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금융당국은 이렇게 기존 주담대 차주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타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각종 부동산 대출 규제도 면제해주기로 했다. 다만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대환할 경우에만 해당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행 후에 대출 규모나 대출전환율이 예상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연간 수천억 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고정금리 주담대가 변동금리 주담대보다 싼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정책 효과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15일 기준 고정금리 주담대는 2.4~3.9% 수준인 데 반해 변동금리 주담대(잔액기준 코픽스)는 3.37~4.87%에 판매된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최대 0.97%포인트 저렴하다.
통상 은행 고정금리 대출은 5년간 금리 변동이 없기 때문에 시장금리를 매월 반영하는 변동금리 대출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다. 그러나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싼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42.9%로 지난해보다 두 배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여전히 주담대 차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고 있다"며 "새 잔액기준 코픽스 도입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정·변동금리 역전 현상이 곧 저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하반기 중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인데,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변동금리가 다시 고정금리 밑으로 떨어질
■ <용어 설명>
▷코픽스 : 은행의 정기예·적금, 상호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8개 수신상품의 평균 조달 비용을 가중평균해 계산한 기준금리.
[김동은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