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살아나면서 코스피가 1% 가까이 빠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95포인트(0.91%) 하락한 2072.92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이날 863억원어치 매물을 쏟아낸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33억원, 60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각각 1.71%, 1.97% 하락했다. 거래대금은 약 4조5000억원으로, 전날보다 7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미·중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3.53포인트(0.09%) 하락한 2만7335.63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26포인트(0.34%) 내린 3,004.04에, 나스닥은 35.39포인트(0.43%) 하락한 8222.80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퍼진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일 갈등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 협상에 대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필요하면 중국산 제품 325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가 이전만큼 친밀하지 않다는 등 연일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장에 퍼졌던 무역분쟁 해소 기대감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한풀 꺾인 모습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미·중 무역 분쟁의 주요 요인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 맞서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미·중 뿐 아니라 한·일 마찰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빠졌다"며 "선물시장에서 매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일단 선물을 통해 단기 리스크를 헤지하면서 상황을 두고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의 제재가 반도체를 포함한 IT업종을 타겟으로 삼은 데다 미·중 분쟁 심화로 인한 총수요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반도체 업종 주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일 무역 마찰 장기화 우려로 주식시장은 당분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라며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양국의 추가 대응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8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5%로 인하한 가운데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
[정승환 기자 / 홍혜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