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부동산 낙찰가 급락…채무 회수 '비상'

【 앵커멘트 】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경매 부동산 낙찰 금액이 큰 폭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금융위기가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 붙으면서 경매 시장도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낙찰된 부동산 3천 510건 가운데 38.5%인 천352건이 낙찰가격이 채권자의 배당청구금액보다 낮았습니다.

낙찰된 물건 100건 가운데 38건은 채권자가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낙찰가가 채권금액을 밑도는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34.5%에서 올해 8월 36.6%, 9월 37.9%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빌려주면서도 채권 회수 순서가 밀리는 제2금융권은 돈을 받지 못해 부실이 커지게 됩니다.

세입자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S 상가는 지난 9월 감정가 6억 9천만 원의 37.5%인 2억 6천만 원에 낙찰되는 바람에 금융기관 채권 청구액 4억 5천만 원보다 배당 순위가 밀린 세입자 2명은 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였습니다.

경매시장은 한파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대책에 강남 재건축은 호가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재건축단지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주 매매 호가가 5천만 원이나 올랐고 실제로 거래도 2~3건씩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조치로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재건축은 물론 일반 아파트값까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