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직장인 박진호(45세·가명)씨도 은행 창구에서 "외화보험은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고 환율이 오를 경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외화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만기가 돼 보험금을 원화로 환전했는데 해당시점 환율이 가입시점 보다 하락,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보험금에 실망했다.
'외화보험 과연 환테크 상품일까.'
위 사례처럼 '외화보험'을 환테크 수단으로 생각하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외화보험은 보험료를 낼 때는 원화를 외화로, 보험금을 받을 때는 외화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수익 기회도 있으나 손실 볼 가능성도 높다.
외환보험 가입 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이었다면 첫 회 보험료가 82만5000원이지만 납입기간 환율이 1300원으로 상승하면 월 보험료가 97만5000원으로 증가해 15만원이나 더 부담케 된다. 또 보험금 수령 시점에 원달러 환율이 900원으로 하락하면 보험금의 원화가치는 2억7000만원으로 줄어든다. 가입 시 기대했던 보험금 3억3000만원(환율 1100원 기준)보다 6000만원이나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현재 생명보험사가 판매하고 있는 외화보험으로는 달러보험(5개사)과 위안화보험(2개사)이 있다. 지난 2003년 9월 첫 판매 이래 올 5월 말까지 14만600건(누적 수입보험료 3조8000억원)이 판매됐다. 최근 1년 동안은 5만건이 팔렸다.
연금·저축·변액·종신보험 등 종류가 다양하며 주로 은행 창구와 설계사를 통해 판매 중이다.
판매가 증가세에 있지만 단기적인 환테크 수단으로 외화보험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수두룩 하다. 외화보험에 가입한 이후 환율 하락 시 계약해지 외에는 환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을 해지할 경우 해약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위험도 존재한다.
달러나 위안화 금리 수준에 연동하는 '금리연동형 외화보험'도 매 한가지다.
매월 공시이율이 바뀌는 이 상품은 미국이나 중국의 기준금리 수준이 한국보다 높은 현 상황에서는 유리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화보험은 보험기간이 5년이나 10년 이상이므로 이 기간 내내 미국과 중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을지는 미지수다.
가령 매월 보험료가 1000달러, 만기가 10년인 저축성 보험에 가입할 당시엔 공시이율이 3.8%였는데, 5년 경과 후부터 미국 금리가 점차 하락하더니 공시이율이 1.0%까지 떨어지면서 만기보험금은 가입 당시 예상치 보다 4600달러 줄어든 경우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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