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시내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올해 9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경. [사진 제공 = 대우건설] |
상한제가 시행되면 서울의 재건축·재개발이 올스톱되면서 당분간 새집 공급이 끊어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새 아파트 가격에 이어 잠잠했던 분양권 가격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분양권의 경우 2017년 11월 3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서 벗어난 서울 내 32개 단지에서만 가능해 희소성이 높아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와 업계에 따르면 입주가 머지않은 서울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도 많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9월 입주를 앞둔 성북구 장위동 소재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는 7월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신고된 분양권 거래가 6건이나 됐다. 특히 전용 59㎡ 소형 면적 거래가 많았는데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신고가가 경신되는 모습이다.
이달 6일 6억4000만원으로 1차 신고가를 찍은 이 단지 전용 59㎡는 13일엔 6억8640만원에 팔렸고, 15일엔 6억9640만원에 거래된 것이 확인됐다. 보름 만에 신고가가 여러 번 경신된 상황이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명일역솔베뉴'는 전용 78㎡가 지난 5일 10억939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올해 하반기 입주를 시작하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작년 9월 12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9억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지난달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에 7월 들어서는 12억380만원까지 오르며 전고점에 근접했다.
거래 자체도 늘어나고 있다. 1월과 2월 각각 65건, 37건에 불과했던 서울시내 분양권 거래량은 5월과 6월 각각 107건, 70건으로 회복된 모습이다.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2020년 3월 입주)는 5월 18건에 이어 6월에도 12건이 거래되면서 개별 단지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분양이 막힌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으로 퍼지면서 부족한 공급량을 분양권시장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이라며 "분양권상한제 실시가 확정되면 이러한 대체 거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양가상한제의 집값 역풍은 새 아파트 가격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노후화로 급격히 가격이 추락했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7월 초 전용 84㎡가 17억5000만원에 팔려 기존 최고 가격을 갈아치웠다. 송파구 오금동 '대림아파트' 전용 84㎡도 10억2500만원에 거래돼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 용산구에선 한강로3가에 소재한 '한강대우트럼프월드3' 전용 126㎡가 이달 초 15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기존 최고 가격이었던 12억8000만원을 3억원가량 넘어섰다.
반면 정부는 근심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다음달부터 서울 지역에 입주가 이어지면서 불붙는 집값에 '소방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국토부에 따르면 8~10월 입주하는 서울 아파트는 총 1만5404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5년 평균보다 74.5% 증가했다. 다음달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가구)와 은평구 '백련산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절대적 거래량이 많지 않고 다음달부터 서울의 요지 곳곳에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진다"며 "국지적 집값 과열이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