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초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불거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가운데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한 것은 무디스가 처음이다.
무디스는 30일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순차입금이 상당히 증가하는 등 재무적 완충력이 약화하고 업황 하강 국면에서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무디스는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일부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무디스의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이 같은 수출 규제가 더욱 확대되면 SK하이닉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디스는 "주요 반도체의 감산 계획 및 완만한 수요 회복을 토대로 내년 중 반도체 업황이 안정화할 전망"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SK하이닉스의 이익이 안정화되거나 소폭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한 것은 약 한 달 전 S&P가 마지막이다. 지난달 27일 S&P는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보이면서 향후 SK하이닉스 차입금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S&P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은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한일 관계 악화가 오래될수록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S&P 역시 이날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삼성전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S&P는 이날 삼성전자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각각 'AA-' 'A-1+'로 유지했다. S&P는 삼성전자에 대해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삼성전자에는 기회인 동시에 악재라고
다만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