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8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S&P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국내 기업은 KCC와 이마트 두 곳이다. 신용등급 전망을 기준으로 하면 S&P는 올 들어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SK E&S, LG화학 6개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SK E&S, LG화학, 매그나칩반도체 6개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6월 말 S&P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조정을 기준으로 하면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SK E&S 등 SK 주요 계열사들이 집중적으로 몰린 셈이다.
등급 전망 조정 배경으로는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부담, 업황 악화, 차입금 규모 증가 등이 꼽힌다. 무디스는 지난달 말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일부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무디스의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이 같은 일본 수출규제가 더욱 확대되면 SK하이닉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입금 증가의 경우 S&P·무디스로부터 모두 지적받은 부분이다. S&P는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추면서 "재량적 현금 흐름 적자로 인해 SK하이닉스 2019년 조정 차입금 규모는 약 8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실적이 급격히 반등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2020년 조정 차입금 규모는 약 11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 역시 최근 등급 전망 조정 발표에서 "지난해 말 기준 3조1000억원의 순현금 보유액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30일 기준 5조6000억원의 순차입금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진한 이익 영향으로 올해 말 SK하이닉스 조정 차입금이 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7일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조정된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투자와 조정 순차입금 증가가 부담으로 꼽혔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투자가 상당히 증가하고 높은 수준의 배당금 지급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 4조5000억원을 기록한 조정 순차입금이 올해 말 기준 약 7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설비 확장과 관련한 대규모 투자를 고려할 때 상당한 수준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노력 또는 배당금 지급 축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정 순차입금은 내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S&P로부터 신용등급 전망 조정이 이뤄진 SK E&S의 경우 공격적인 주주환원정책 등이 반영됐다. S&P는 "SK E&S의 2018년 배당금 총액은 약 6720억원으로 S&P의 기존 추정치인 2700억원과 최근 몇 년 동안의 연간 배당금인 1000억~3000억원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도 "높은 수준의 배당금 지급 결정과 설비투자 확대 전망에 따른 차입금 증가 가능성을 고려할 때 SK E&S의 재무적 완충력 약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S&P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된 SK텔레콤은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이 변경 요인으로 꼽혔다. SK브로드밴드와 SK종합화학은 각각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등급 조정 변경이 이뤄졌다.
부정적 전망과는 별개로 SK 계열 기업에 대한 국내외 채권시장의 선호도가 여전히 높고, 하반기 대외 여건에 따라 개선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3억달러(지난해 8월), 5억달러(지난해 7월) 규모 외화채권을 흥행 속에서 발행한 바 있다. 지난
SK텔레콤 역시 최근 2500억원 발행 규모 회사채 주문에서 1조4400억원가량 주문이 몰린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조만간 외화채권 조달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