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무리한 차입에 주주손실"…한진칼에 訴제기 압박한 KCGI

◆ 레이더 M ◆

↑ 강성부 KCGI 대표

강성부펀드 'KCGI'가 한진칼에 조원태·석태수 대표이사 및 한진칼의 전·현직 사외이사 3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한진칼 이사회가 단기 차입금을 늘리기로 결정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8일 KCGI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단기 차입금 1600억원 증액 결정을 내린 한진칼 이사들에게 한진칼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KCGI는 "한진칼이 이 중 최소 1050억원을 차입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차입처에 중도상환했으며 회사에 이자 비용만큼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KCGI는 지난 6월에도 해당 단기 차입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KCGI는 당시 한진칼이 해당 차입금 증액을 통해 인위적으로 자산총액을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 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감사 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지만 감사위원회를 두고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에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최대주주뿐만 아니라 2대 주주인 KCGI 의결권 역시 제한받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당시 KCGI는 감사위원회 설치가 고 조양호 전 회장 일가에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KCGI는 "한진칼의 단기 차입금 증액 결정은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에 신규 차입금에 대한 이자 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KCGI 측은 한진칼이 3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소장을 직접 법원에 제출 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