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도 흉흉합니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4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월급 줄이는 건 기본이고 직원을 자르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최윤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7월부터 9월까지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입니다.
4년여 만에 최악입니다.
대우증권이 180억 원 순손실을 기록해 가장 안좋은 실적을 기록했고, 미래에셋과 우리투자, 삼성증권의 영업이익도 한해전보다 70% 넘게 급감했습니다.
대신·동양·한화·유진증권 등도 내일(14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적자 나는 곳이 꽤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효선 /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입이 감소했으며 시장이 안 좋아 트레이딩이나 펀드판매 수수료의 급감으로 증권사들 수익이 안 좋아졌습니다."
▶ 스탠딩 : 최윤영 / 기자
- "이처럼 증권 업황이 악화되면서 증권가는 구조조정의 한파에 맞닥뜨렸습니다."
증권사들은 몸집줄이기 부터 시작했습니다.
하나대투증권은 150명 정도의 명예퇴직을 받고 있습니다.
이같은 대규모 희망퇴직은 IMF 이후 10년만입니다.
▶ 인터뷰(☎) : 하나대투증권 관계자
- "저희회사는 조직 슬림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100명에서 150명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규채용도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하나대투증권은 아예 취소했고, 현대 대신증권은 무기한 연기, 미래에셋과 동양 삼성증권은 절반 가까이 축소됐습니다.
월급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임원 임금을 10% 이상 삭감할 계획이며, 대우증권 등은 활동비 등 기타 경비를 30% 정도 축소했습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문닫는 지점도 생겼습니다.
동양증권은 이미 지점 2개를 통폐합했고, 미래에셋도 몇몇 지점을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외국계증권사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절반이 해고됐고, 모건스탠리증권이나 씨티증권 직원도 10명 넘게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물경기 침체로 앞으로도 증시의 바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증권업계의 체감경기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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