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상장 채권시장에서 5개월 만에 '순회수'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2월 이후 순투자에서 순회수로 돌아섰지만 순회수 자금 규모가 크지 않고 이달에도 '순매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7월 외국인 증권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3조2701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만기 상환된 금액이 3조6290억원을 기록했다. 만기 상환액이 순매수액보다 높게 나타나며 자금 유출입상으로는 순회수를 기록했다.
순회수 원인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꼽힌다. 올해 들어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꾸준히 반영돼 왔다. 현재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1.5%를 밑돌고 있으며,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1.25% 아래에 형성돼 있다. 채권에 투자할 경우 통화정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외국인의 채권 매수가 꾸준히 이어져 왔고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외국인의 원화자산 투자가 멈췄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순회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8월 들어서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9일까지 원화채권을 총 2조69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채를 1조8279억원, 통안채를 8642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격적으로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잠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잦아들었다고 보기엔 순회수 규모가 크지 않다. 8월에도 여전히 매수세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주식은 2조470억원 규모 순매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2440억원 순매수에 이은 두 달 연속 순매수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케이맨제도가 각각 1조2460억원, 1조242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영국과 아랍에미리트는 각각 9320억원, 4700억원 규모
7월부터 수출 규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은 55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0월 2040억원 순매도 이후 9개월 만에 순매도액이 가장 컸지만 올해 2~5월 매달 300억원 규모 주식을 팔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자금 유출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정석환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