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에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면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20포인트(0.58%) 내린 1927.1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 -3.05%, S&P 500지수 -2.93%, 나스닥 지수는 -3.02%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폭락세를 보였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1.623%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미국채 금리(1.634%)를 밑돌자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금리가 높은 게 보통이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단기채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2년-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로는 처음이다. 당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나서 1년여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바 있다.
초장기물인 30년물 채권가격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2.01% 선까지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비관론 속에 장기물에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채권값이 치솟았다는 뜻이다.
특히 미국 뿐만 아니라 독일 경제가 지난 2분기 0.1% '마이너스' 성장했고,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 증가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 지표가 매우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이 9월 1일로 예정된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일부 제품에 대해 연기하거나 면제한다고 발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잠시 줄어드는 듯 했다. 하지만 홍콩이란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 협상이 더욱 꼬여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은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 그들(중국)이 먼저 홍콩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게 하자"고 말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홍콩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그렇게 할 수 있음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개인적 만남(personal meeting)?"이라며 시 주석과의 비공식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홍콩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대로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보다는 중국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분쟁의 변화에 더욱 초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라며 "한일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일본발 불확실성은 축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화에 대한 정부 정책 발표 등을 감안하면 반도체 세트 업체 뿐만 아니라 장비, 소재 등 IT업종의 모멘텀이 확대되고 있고, 자동차, 2차 전지, 국산화 이슈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은행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 종이·목재, 통신업 등이 2%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93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142억원, 558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13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03개 종목이 상승했고 644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58포인트(0.93%) 내린 591.57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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