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폭우에 천장 일부가 붕괴된 서울 종로구 사직2구역 주택 외부 모습. 조합 측은 서울시의 방해로 재개발이 늦어지면서 비슷한 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사직2구역조합] |
18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진 지난 11일 종로구 사직2구역 내 한 주택의 안방 천장 서까래가 폭우에 무너지며 붕괴됐다. 거주민이 잠시 외출한 사이에 사고가 발생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비슷한 여건의 주택 10여 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여름 장마철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경복궁 인근의 사직2구역은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2017년 3월 주민투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시켰다. 주민들은 즉각 직권해제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 4월 서울시의 직권해제 결정이 무효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서울시의 재개발을 막기 위한 '몽니'는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 불과 닷새 뒤 서울시는 사직2구역 내 '캠벨 선교사주택'을 제3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시켰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상 예정돼 있는 선교사주택 이축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재개발을 사실상 방해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공사를 압박해 계약에 의해 매달 조합운영비 등 명목으로 600만원가량 대여해왔던 자금마저 지급하지 못하도록 압박해 실제 4월부터 끊겼다"면서 "직권남용과 더불어 사업방해 혐의로도 서울시를 형사고소했다"고 말했다.
세운지구 한 주민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개별 보수는 가능하지만, 노후 주택과 상가들이 워낙 다닥다닥 붙어 있어 어느 한 곳에서라도 작은 불씨가 생기면 큰불로 번질 수 있어 불안에 떨면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집값 자극을 염려해 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붙들고 있는 여의도나 강남권의 노후 아파트 단지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은 지 만 48년이 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는 건물 곳곳에 균열이
이제형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장은 "빠른 재건축만이 사고 위험에서 벗어날 최선의 방법이라고 서울시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주민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2년 넘게 외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