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코스닥 바이오 업체 에이치엘비도 다음달 말 신약에 대한 임상 3상 발표를 예고하는 등 연이은 바이오 관련 일정이 추락한 투자심리를 되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SK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그룹 투자형 지주사 SK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SK바이오팜 상장 추진 안건을 통과시켰다.
SK는 일정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상장을 추진할 때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이사회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SK바이오팜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이사회 통과를 예상해 이미 지난 4월 기업공개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선정한 바 있다.
업계에선 SK바이오팜이 시장 상황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다음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상장예비심사 청구와 승인에는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와 예비투자설명서를 제출하는 데 15거래일이 걸린다. 이후 절차는 전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가 결정되고 청약, 배정, 상장 신청, 주식 거래 개시까지를 포함하는데 그 기간은 3~4주 정도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4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SK바이오팜의 연내 상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문제는 최근 바이오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SK바이오팜이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상장 시점은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최적 시점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연내 상장을 추진하지만 바이오 심리가 계속 지지부진하다면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 바이오 업계는 잇단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3월 코오롱생명과학 신약 인보사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이후 신약 판매 중지와 각종 소송이 쏟아지며 이 회사 주가는 급락했다. 7월에는 한미약품의 1조원 규모 비만·당뇨 치료제 기술수출(Licence out) 계약 취소 공시가 터져나왔다. 여기에 이달 신라젠 '펙사벡'에 대한 임상 중단 권고는 가뜩이나 위축된 바이오 투자 심리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바이오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잇단 악재는 해당 기업 주가는 물론 바이오 대표 지수인 'KRX 헬스케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거래소가 선정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신라젠 등 코스피와 코스닥 주요 제약·바이오주 73개 종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지수는 인보사 사태가 터진 지난 4월 이후 이달 22일까지 2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8.9%, 16.1% 하락한 것보다 낙폭이 크다.
일각에선 SK바이오팜 상장으로 바이오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바이오 업체로는 최초로 독자 개발한 신약이 임상 3상을 통과하고 미국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21일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판매 허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 신약 판매가 결정되면 SK바이오팜 공모가는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도 미국 판매 허가 결정 이후로 상장 시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증권가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대신증권은 SK바이오팜 기업가치를 6조2000억원, 유안타증권은 4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코스닥 유력 바이오기업인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위암 3차 치료 신약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임상 3상 결과가 다음달에 나온다고 밝혔다. 최근 에이치엘비는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에 리보세라닙 임상시험 결과를 정리한 초록을 제출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 같은 판매 허가나 임상 3상 결과는 일정만 공개돼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최근에는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미리 투자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에이치엘비 주가는 이날 24.6% 급등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국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인보사에 대해 세포가 바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