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오리온·HDC·롯데하이마트 등 주요 그룹 오너와 전문경영인(CEO)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주가 방어 및 지배력 강화 차원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솔그룹 지주사 한솔홀딩스는 최대주주인 조동길 회장이 이달 20일부터 4일 동안 이 주식을 모두 45만6424주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주식 매수 규모는 19억9915만원이다. 조 회장은 지난 달에도 한솔홀딩스 주식 17만17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이같은 자사주 매입에 작년말 8.93%였던 조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10.28% 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역시 같은 기간 20.4%에서 21.77%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그룹의 경우 다른 그룹 보다 오너의 지배력이 낮은 상태"라며 "오너 입장에선 싼값에 지분율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평가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도 지난 12일 오리온 주식 6400주(0.02%)를 주당 7만 8059원에 매입했다. 오리온홀딩스 3만 1000주(0.04%)도 주당 1만 5898원에 장내 매수했다. 모두 합치면 10억원 규모다.
정몽규 HDC 회장은 7월 이후 꾸준히 자사주(HDC)를 장내 매수하고 있다. 업계에서 지배력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지분율 30%'를 이미 넘겼기 때문에 주가 부양 차원으로 해석된다. 작년말 33.04%였던 정 회장이 지분율은 현재 36.99%로 올 들어 4%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오너가 아닌 CEO이지만 이달에만 6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기존에 6000주를 들고 있었는데 이제는 1만2000주(0.05%)로 늘어났다. 롯데하이마트가 2분기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이 대표가 '책임 경영'을 내세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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