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소프트웨어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3개월간 8.3% 수익을 냈다. 바이오(-31.2%), 화장품(-23.4%) 등 주요 업종 ETF가 같은 기간 큰 손실을 낸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경기 방어주로 손꼽히는 보험(-21.3%)과 은행(-15.6%) ETF도 국내 증시의 하락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소프트웨어 주식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들어 28일까지 외국인이 1125억원 순매수해 코스피 순매수 1위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928억원 순매수한 엔씨소프트도 순매수 3위로 카카오의 뒤를 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아프리카TV(187억원·순매수 3위), 카페24(156억원·5위) 등 소프트웨어주를 사 모았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달 들어 엔씨소프트(11.9%), 펄어비스(6.4%), 네이버(6.2%), 카카오(5.5%) 등 주요 소프트웨어주는 시장 하락세를 무색하게 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소프트웨어주는 미·중 무역분쟁이나 한일 경제 갈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내수주 성격이 강하다"며 "대외환경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부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센터장은 "소프트웨어주는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견조하게 나타난 데다 모바일화, 온라인화 등으로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실적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세가 나타난 주요 소프트웨어주는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카카오의 올해 매출액은 3조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761억원으로 지난해 72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아프리카TV와 카페24, NHN한국사이버결제도 올해 매출액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대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강한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나타난 카카오는 '톡보드' 광고의 성과가 하반기 주가 흐름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 카카오톡 채팅탭에 광고를 게재해 왔는데, 2분기에는 광고주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광고 효율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카카오는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광고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2억~3억원 수준인 일간 매출액이 하반기 안정화 시에는 4억~5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광고가 안착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톡보드는 배너 광고 역할뿐 아니라 플러스친구, 쇼핑, 페이 등 기존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와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에 이어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나타난 엔씨소프트는 신작 모멘텀이 향후 주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신규 게임의 성과는 없었지만 기존 게임들이 선방하며 하반기 신규 게임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4분기 출시가 유력한 '리니지2M'에 대해 게임 업계에서는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분류하고 있다. 신작 '블레이드앤소울S'의 출시 시점과 성과 역시 관전 포인트다.
성종화 이베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