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 모두 대법원 선고가 진행되기 전까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고심이 시작된 오후 2시부터 주가는 급격히 출렁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후 2시 15분께 30만4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선고가 진행되며 장중 26만1500원으로 하락했다. 전날 대비 8.73% 하락한 수치다. 삼성물산 주가 역시 오후 2시 10분께 9만3500원까지 올랐으나 3시에는 8만5700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점이 주가를 끌어내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고, 2심이 무죄로 판단했던 부분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이 유죄로 인정받는 뇌물 규모는 5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심 판결이 확정됐다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파기환송심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도 남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은 특히 삼성그룹 승계 작업과 관련해 거론돼 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물산 지분 17.08%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이 승계 작업의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올해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악화된 바이오업종 투자 심리가 더욱 영향을 증폭시킨 원인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미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데, 이번 선고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하락이 삼성물산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기업가치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바이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자 두 기업 주가가 함께 떨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그룹 주가 하락이 오래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기업가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1심 판결 때도 삼성전자
한편 호텔신라는 다른 삼성그룹 종목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호텔신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6% 오른 7만9600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6.2%, 4.04% 오르는 등 다른 면세점주도 강세를 보였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