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중국 경제 분석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왕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위안화 추이는 미·중 무역분쟁에 임하는 중국의 입장을 나타내는 가늠자"라며 "미·중 양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는 향후 세 달간은 위안화 절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달러·위안 환율 상승) 중국 수출품 가격이 싸져 중국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부과 효과가 부분적으로 상쇄되는 것이다.
미·중 양국이 서로 관세 난타전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가 더 크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이 중국산 상품 전반으로 고율 관세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무역전쟁이 격화된 지난 8월 한 달 새 위안화 가치는 3.7%나 떨어졌다. 이후 이달 5일 미·중 양국이 10월 고위급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자 위안화값은 다시 진정세를 보이는 등 무역협상 흐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당 7위안 위로 올라간 위안화 환율은 중국 당국이 무역분쟁에서 물러설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해결이 미국의 관세 철회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며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은 쉽게 관철되기 어렵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 미국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논리로 관세 부과를 정당화하는
양국이 같은 토론 선상에 오르지도 않은 상황이라 협상에 나선다고 해도 단기간에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며,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위안 밑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