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A씨(37)는 이번 추석 명절을 계기로 금융 교육을 본격 시작하려 한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에게 영어나 수학뿐 아니라 돈에 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전엔 아이가 친지들로부터 용돈을 받으면 "엄마·아빠가 잘 맡아줄게"라며 은행 자유입출식 예금 통장에 넣어두는 게 전부였다. A씨는 "명절에 매번 나이에 비해 적지 않은 용돈을 받게 되는데 이번은 재테크 조기 교육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부모들의 수요를 고려해 어린이·청소년 전용 예·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아이들이 용돈이 생길 때마다 돈을 넣을 수 있게끔 하는 저금통 역할을 한다. 아이 명의로 가입하면 교육서비스 무료 이용, 안심보험 무료 가입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첫 '주거래 은행'을 만드는 일인 만큼 금리와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면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먼저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 통장은 아이들에게 저축 관심을 불러일으킬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핑크퐁과 아기상어 통장' 3종 △우리아이행복통장 △우리아이행복적금 △우리아이행복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내놓았다. 2013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유아 명의로 적금·주택 청약에 가입하면 현금 1만원의 금융바우처도 지급된다.
또 우리은행은 서울 신촌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잠실 롯데월드 등 5곳에 '핑크퐁 자동화기기(ATM)'를 설치해 추석 명절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핑크퐁 캐릭터가 등장하는 '저축송' 애니메이션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총 300만회를 넘어서며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은행의 '아이행복적금'은 추석 이후 5영업일 내에 저축하면 건별 연 0.1% 금리를 보너스로 우대해준다. 만 0~5세 영·유아가 가입 대상이며 우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연 최고 2.4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만 6~18세 대상으로는 신규 가입 시 연 최고 2.6% 금리를 주는 '신한 용돈관리 PONEY 적금'을 판매 중이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어린이 적금은 출생(만 0세), 입학·졸업(만 7세, 13세, 16세, 19세) 등 성장 과정에서 변곡점이 있는 해마다 우대 이율을 적용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 'KB Young Youth 적금'은 이 은행에서 △가족이 함께 가입 △자동이체 △아동수당 수령 △주택청약 가입·보유 등 조건을 만족하면 최고 연 2.4%를 적용해준다. 여기에 출생·입학·졸업 축하 우대 이율 0.5%포인트가 붙으면 해당 연도
자녀안심보험 무료가입 혜택도 있다. KEB하나은행의 '아이 꿈하나 적금'은 자동이체, 주택청약, 아동수당 등에 더해 △학교·유치원 등 동일 기관 10인 단체 가입 시 최대 1년간 최대 연 0.3% △희망 대학 입학 축하금리 연 2.0%(별도) 등 추가 금리를 준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