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트윗` 올렸다가 500억 벌금맞은 머스크, 韓선 솜방망이

◆ 불성실공시 위험수위 ◆
기업이 기존 공시를 번복하거나 불이행할 경우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공시를 믿고 자금을 넣은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에 부과되는 제재금은 그리 높지 않다. 기업이 번복 위험이 있는 공시를 망설일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30일 리드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주권 관련 사채권의 취득 결정을 철회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월 4일, 코스닥 상장사 리드는 베이징모터스의 전환사채를 30억원 규모로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경영 참여'였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리드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리드는 두 차례에 걸쳐 전환사채 납입일이 변경됐다고 공시했고, 결국 8월 5일에는 전환사채 취득 결정을 취소했다. 이미 주가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뒤였다. 리드가 이번 철회로 인해 부여받은 공시 위반 제재금은 800만원에 불과했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가까이 증발하며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공시를 번복한 기업은 800만원만을 부담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불성실 공시에 대한 규제가 매우 약하다. 기업 입장에서 불성실 공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처벌보다 훨씬 높다"며 "국내 불성실 공시가 불공정 거래와 결합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수사 강도도 낮고 절차도 지연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로 상장폐지 계획을 언급해 막대한 벌금(4000만달러)을 물고 CEO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불성실 공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벌점 1점당 400만원이 작아 보여도 기업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제재 규모를 높일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유준호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