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성실공시 위험수위 ◆
사업보고서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기업 투자를 하기에 앞서 참고하는 대표적인 자료다. 그런데 이런 사업보고서에서도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이 재무와 사업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데 있어 보다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이녹스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 주요 고객으로부터 매출 96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은 연결 매출액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외부 고객을 의미한다. 문제는 1분기 전체 매출이 857억원으로 기록돼 있다는 점이다. 공시대로라면 주요 고객에게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 매출보다 많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단순 오기'라고만 설명했다. 이후 기재 정정 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사업보고서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지한 뒤에도 이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은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보고서는 기업이 투자자를 상대로 내놓는 가장 중요한 공시다.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경각심이 부족한 것"이라며 "개인이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투자 정보 왜곡에 대해서는 기관투자가가 나서거나 투자자들이 나설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그룹의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같은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코오롱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3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101억원을 기록한 건실한 기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8년 4월 제출한 2017년 연간 사업보고서에서 연간 급여 총액을 1413억원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실제 보수 총액은 2413억원으로, 1000억원이 기재 과정에서 빠졌다.
[문일호 기자 / 유준호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