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당첨자, 2030세대가 절반 이상…현금·증여부자 예상"

↑ 방배그랑자이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 방문인파 [사진 = GS건설]

무순위 청약으로 신규 아파트의 미계약분을 사들인 일명 '줍줍' 계약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라는 통계가 나왔다. 심지어 10대 당첨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줍줍 아파트 상당수가 분양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는 단지가 많았는데,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라는 것은 현금 부자 뿐만 아니라 증여를 통한 분양이 많다는 예상이 나왔다.
현금부자들이 미계약분을 주워간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부는 지난 5월부터 투기과열지구내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을 전체 공급물량의 5배수로 확대하고, 예비당첨자도 가점제 순으로 선발하기로 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 2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무순위 청약 당첨자 현황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7월까지 미계약분 발생으로 20개 단지의 무순위 당첨자 2142명 가운데 30대가 916명(42.8%), 20대가 207명(9.7%)을 기록해 2030 당첨자가 전체의 52.4%인 절반 이상으로 집계됐다. 줍줍 당첨자 중에는 10대 당첨자도 2명이나 있었다.
이 기간 평균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서울 방배그랑자이의 경우(3.3㎡당 4891만원) 무순위 당첨자가 84명 중 30대가 3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20대도 5명이었다. 서울 강남 디에이치 포레센트(3.3㎡당 4751만원)의 무순위 당첨자는 20명 중 30대가 12명, 20대가 1명이었다.
성남 분당 지웰푸르지오(3.3㎡당 2715만원)는 무순위 당첨자 41명 중 11명, 안양시 평촌 래미안푸르지오(3.3㎡당 2050만원)는 당첨자 234명중 115명, 대구시 수성 레이크 푸르지오(3.3㎡당 1973만원)는 203명 중 106명이 각각 20·30세대였다.
제도개선 전 무순위 청약에는 적지않은 수요자들이 몰렸다. 이 기간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5세대 분양에 1283명이 몰려 경쟁률이 256.6대 1을,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29세대 모집에 6197명이 몰려 213.7대 1, 한양수자인 구리역은 191.2대 1(21명 선정에 4015명 지원)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김상훈 의원은 "다수의 '줍줍'단지가 분양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제한돼 막대한 현금 없이는 지원조차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2030이라는 것은 현금부자 중에서도 '증여부자'가 줍줍에 많이 뛰어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