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지는 금융위험 경고음 ◆
고위험 파생결합증권(ELS·DLS)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중도 환매에 나서면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6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파생결합증권의 대규모 중도 환매가 발생하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들은 향후 원금 상환에 대비해 발행대금을 국공채, 회사채, 예금·현금 등으로 운용하곤 한다. 이를 '헤지' 자산이라 부르는데,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중도 환매에 나서게 되면 증권사는 이들 자산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다. 특히 회사채는 유동성이 낮다는 측면에서 증권사가 이를 갑작스레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채권을 헐값에 팔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한은은 "대규모 중도 환매가 발생하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여전채 매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7월 말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17조4000억원으로, 2008년 말 26조9000억원보다 90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가와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 발행 잔액이 76조원이고, 금리·주가·신용위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41조4000억원이다.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가 운용하는 헤지 자산 규모는 7월 말 기준 126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채권이 81조4000억원으로 64%를 차지하며, 예금과 현금은 20조원으로 비중은 15.8%다.
한은은 중도 환매 추이와 ELS, DLS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로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이 연쇄적으로 악화돼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봤다. 대규모 DLS 손실이 불거진 올해 7~8월 월평균 중도 환매
[최승진 기자 /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