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월 준공·입주한 서울 성북구 정릉동 `롯데캐슬 골든힐스` 아파트 단지 출입구 모습. [최재원 기자] |
왕년의 '부자동네' 정릉동은 재개발 무산 후 노후화로 신음하는 반면, 길음뉴타운은 2만가구 규모 신흥 주거타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입지가 역전되고 희비가 교차되는 단적인 장면이다.
30일 성북구청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북구는 9월 중순 조례개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성북구 동 명칭 및 구역획정 조례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조례개정안은 정릉동 1053 일대에 위치한 롯데캐슬 골든힐스 아파트 단지의 행정구역을 현행 정릉동에서 길음동으로 변경한다는 게 핵심이다. 앞서 롯데캐슬 골든힐스 아파트 입주민들은 성북구청에 행정구역 변경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구가 조례개정안을 만들어 정릉동 주민을 대상으로 한 달간 공람을 진행한 결과 주민 1800여 명이 반대 의견서를 구청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5월 준공·입주한 롯데캐슬 골든힐스 아파트는 길음3구역 재개발 사업지로 길음뉴타운11단지로 명명됐다. 다만 길음뉴타운이란 이름과는 달리 현재 전체 대지면적 2만157.6㎡ 가운데 행정구역상으로는 거의 대부분인 2만109㎡(99.76%)가 정릉동에 속해 있고, 고작 48.6㎡(0.24%)만 길음동에 포함돼 있다.
성북구 자치행정과 담당자는 "지방자치법 등에 따라 아파트 단지가 2개 이상 행정구역에 포함될 경우 사업자(조합)가 하나를 선택해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면서 "지역주민 의견 등을 참고해 이르면 10월 열리는 구의회 의결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0년 완공된 길음뉴타운9단지 래미안 아파트(길음9구역 재개발)는 행정구역이 정릉동 약 80%와 길음동 약 20%로 나뉘어 있었는데, 주민들의 구역 조정 요청에 따라 조례개정 절차를 거쳐 전체 구역이 길음동으로 바뀌었다.
골든힐스 입주자대표회 회장은 "과거 유사 사례를 참고해 주민 생활권과 편의를 고려해 행정구역 변경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북구 사정에 밝은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정릉동은 성북동까지는 아니어도 강북에서 부자들이 제법 많이 살던 동네로 길음동보다 훨씬 위상이 높았다"면서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길음뉴타운이 개발되면서 대다수 주민이 이제는 길음동이 정릉동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길음동 일대는 2002년 서울시의 시범뉴타운 사업지로 지정돼 신흥 주거타운으로 거듭났다. 올해 2월 입주한 길음뉴타운의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전용면적 84㎡가 지난 7월 12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뉴타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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