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에 묻어두면 돈이 저절로 불어나던 시절은 끝났다. 초저금리·저물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테크와 대출 전략은 더 복잡해졌다. 투자 상품은 좀 더 높은 금리로, 대출 상품은 좀 더 낮은 금리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살짝 삐끗하면 막대한 손실을 볼 위험은 날로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전에 없던 저금리·저성장 시기를 겪게 될 겁니다. 개개인의 FQ(금융지수)를 키우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자산관리와 금융교육 전문가로 꼽히는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제로금리에 대비한 금융 원칙을 강조한다. FQ는 IQ(지능지수)·EQ(감성지수) 같은 금융 지식과 감각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공부해야 할 게 많아 고통도 따르겠지만 저금리·저성장 시대엔 절세와 대출 관리가 자산 실질가치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장은 "어떤 상품이든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준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라"며 "이전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보장은 없다.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품에만 가입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선제적인 디레버리징'에 나서 부채 수준을 낮추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자칫 저금리 시기를 '대출을 늘리고 공격적 투자에 나설 때'라는 잘못된 신호로 받아들여선 안된다는 조언이다. 여기엔 곧 경기 침체 내지는 저성장 시기가 올 것이란 위기감이 깔려 있다. 과도한 부채는 가계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란 두려움도 읽힌다. 김현식 메리츠종금증권 강남금융센터 PB는 "당분간은 투자 수익을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며 "빚관리가 잘못되면 다른 투자 자산까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 수석위원도 "국내외 돌발적인 이슈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저금리 전망에 역행해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며 "이렇게 되면 상환 부담이 커지는 만큼 가능한 리스크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정 수준의 빚'은 개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