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김 장관이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후 이틀 만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3.3㎡당 1억원에 실거래된 것을 놓고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과거 '3.3㎡당 1억원'이라는 본인 발언이 "시세 아닌 분양가 기준"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감에서 "김현미 장관이 지난 8월 12일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뒤 이틀 만에 강남에서 3.3㎡당 1억원짜리 거래가 이뤄졌다"며 "부동산 정책은 전반적인 실패"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당시 언급한 1억원은 아파트 시세가 아니라 분양가였다"며 본인 발언 내용 자체를 바로잡았다.
김 장관은 8월 13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경기도 과천 민간택지 아파트 3.3㎡당 분양가격이 4000만원까지 나왔다는 것은 강남에서 (3.3㎡당) 6000만원, 8000만원이 나온다는 것이고 시세가 1억원이 된다는 것인 만큼 이런 시그널을 막고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장관 해명이 시장 상황을 전혀 모르거나 정책 실패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무리수라고 입을 모은다. 분양가상한제 실시와 무관하게 '3.3㎡당 분양가 1억원'은 당분간 현실 가능성이 없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원(가중평균 방식 기준)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 분양가는 최근 수년간 최고 수준이지만 주변 시세보다 수억 원 저렴해 70점대 청약통장 수천 개가 몰렸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전용면적 84㎡A형은 26가구 모집에 3758명이 청약해 경쟁률 144.5대1을 기록했다.
이런 로또 청약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가 분양가상한제와 무관하게 이미 작동하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HUG 기준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진주나 미성크로바는 3.3㎡당 2995만원, 강동구 둔촌주공은 3.3㎡당 2671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강남 대표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장관이 3.3㎡당 5000만원 분양가를 막겠다고 말했으면 모를까 1억원을 막겠다고 말한 건 전혀 배경 지식이 없거나 10년 뒤에나 해야 할 얘기를 10년 앞서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