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여파는 보험사 경영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시장 포화, 경기 부진 등으로 핵심 영역인 보험사업의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저금리는 투자 부문에서도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생명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나 급감했다. 보험영업손실이 11조82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손실이 4540억원(4.0%) 확대된 가운데 투자영업이익 또한 6673억원(5.1%) 줄어든 12조3248억원에 그쳤다. 투자영업이익 손실에는 기저효과가 일부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을 무시할 수 없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 판매한 금리고정형 상품에 지급해야 할 금리보다 최근 투자 운용에 따른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리 역마진은 1~3%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저금리는 보험산업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 올해 일반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에 비해 17.4% 감소한 26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꺼려해 소극적으로 판매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금리 장기화로 보증이율이 하락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개인연금 또한 저금리에 세제혜택마저 줄면서 상품경쟁력이 줄어들고 있다.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부담이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의 증자와 함께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벌어들이는 돈은 갈수록 줄고 있는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대대적인 보험사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도 저금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보험회사가 8개 줄도산하기도 했다. 또한 고금리 상품 계약을 강제로 바꾸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등 보험업계가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