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1% 오른 2046.25에 마감했다. 기관이 3030억원어치를 매집하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47억원, 45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상장사의 호실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지수가 상승한 것은 삼성전자·LG전자의 우호적 실적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차츰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된 성적표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이 큰 폭 하락했지만, 실적 급감의 원인이었던 메모리반도체 부문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심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41% 오른 4만89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쌍두마차로 여기는 SK하이닉스도 장 막판에 크게 올라 전 거래일 대비 0.75% 상승한 8만9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발 훈풍은 코스닥 시장에서 더 강하게 불었다. 코스피에서 유보적인 움직임을 보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는 과감한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2376억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8월 6일의 2867억원어치 순매수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 시가총액 규모가 코스피의 6분의 1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순매수는 코스피 시장의 1조원 순매수로 치환될 만큼 큰 규모로 볼 수 있다. 외국인 순매수 영향으로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1% 오른 635.41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경기 바닥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그간 주가가 많이 오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업종 대표주 대신 반도체 관련주 가운데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작은 중소형사를 집중 매입했다는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 바이오 업종에 집중적으로 악재가 쏟아지면서 코스닥이 몇 달 사이 크게 하락해 저가 매력이 부각됐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소재 종목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수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내외 변수가 워낙 많아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코스피가 2100 선에 안착하거나 그 이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상장사 실적이 큰 폭 반등하거나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